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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추리,범죄,법정)

히가시노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 리뷰

by 공구공삼 2025.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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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플라스의 마녀

운명을 예측하는 자, 인간의 자유의지를 묻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이 사람은 장르의 한계를 계속 넓혀가고 있다’는 점이에요.
용의자 X의 헌신처럼 치밀한 논리의 추리극부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같은 따뜻한 휴먼스토리까지, 그는 늘 새롭고 예기치 못한 세계를 보여주죠.
그런 그가 라플라스의 마녀에서 다루는 건 ‘과학’과 ‘운명’, 그리고 인간의 ‘의지’예요.

이 작품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다’는 과학적 사고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 자유의지는 존재하는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에요.
처음엔 살인사건으로 시작하지만, 점점 과학 스릴러와 심리 미스터리로 확장돼요.
읽는 동안 머리로는 논리를 따라가고, 마음으로는 인간의 본질을 생각하게 되는 소설이었어요.

 

줄거리

 

이야기는 일본의 한 산간 지역의 산속 마을에서 일어난 가스 중독 사망 사건으로 시작되요.
온천지대에서 한 남성이 유독가스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처음엔 자연현상으로 인한 사고처럼 보였지만, 곧 이어 비슷한 방식의 ‘두 번째 사건’이 발생하면서 경찰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의심을 품게 돼요.

이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지질학 교수 ‘아오에’가 투입됩니다. 그는 철저한 과학자이자 냉철한 합리주의자예요.
그의 신념은 단 하나,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다.”
그런데 조사 도중, 그는 놀라운 소녀 ‘우바라 리사’를 만나게 돼요.
리사는 마치 미래를 예측하듯 사건의 전개를 알고 있었고, 마치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는 존재’처럼 행동했어요.
사람들은 그녀를 ‘라플라스의 마녀’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라플라스의 마녀’란 무엇인가

 

제목 속 ‘라플라스’는 18세기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피에르시몽 라플라스를 가리켜요.
그가 주장한 ‘라플라스의 악마(Laplace’s Demon)’는 모든 원인과 결과를 알고 있다면, 세상의 모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개념이에요.
즉, 모든 것은 필연이다라는 철저한 결정론이죠.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 철학적인 개념을 현대 과학 스릴러로 풀어냈어요. 리사는 마치 이 ‘라플라스의 악마’처럼, 세상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예측해요. 그녀의 능력은 단순한 초능력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학적 계산의 극단이에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를 통해 독자들에게 묻습니다. “만약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다면, 인간의 의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과학과 인간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의 새로운 실험

 

라플라스의 마녀는 단순히 과학적인 설정을 이용한 미스터리가 아니에요.
이 소설은 과학이라는 ‘이성’과 인간이라는 ‘감정’이 부딪히는 지점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예요.
교수 아오에는 철저히 이성적인 인물이고, 리사는 감정보다 이성의 극단에 서 있는 존재처럼 보여요.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독자는 깨닫게 됩니다.
리사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예측’이 아니라 ‘이해’라는 것을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언제나 인간의 어두움, 복잡한 감정, 그리고 논리와 감정의 충돌을 섬세하게 그려왔어요.
악의에서의 인간 증오, 백야행에서의 결핍, 용의자 X의 헌신에서는 수학과 사랑을 결합한 비극이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과학과 인간성을 결합한 ‘운명에 저항하는 인간의 의지’를 철학적으로 다룹니다.

 

과학이 밝혀낼 수 없는 것들

 

작품을 읽다 보면, 리사의 능력은 놀랍지만 동시에 슬프게 느껴져요.
모든 걸 예측할 수 있다는 건, 반대로 말하면 ‘모든 게 정해져 있다’는 뜻이니까요.
그녀는 인간의 감정과 우연, 즉 예측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어요.
그 부분에서 이 소설은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존재론적 이야기가 돼요.

히가시노 게이고는 냉철한 과학의 언어를 통해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게 이 작가가 특별한 이유예요.
논리와 감정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균열,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모습이 이 소설의 진짜 중심이에요.

 

영화로 만난 라플라스의 마녀

 

이 작품은 2018년에 영화로도 만들어졌어요.
사쿠라이 쇼, 히로세 스즈, 후쿠야마 마사하루 등이 출연했죠.
영화는 원작보다 시각적이고 긴장감 있는 전개를 보여주지만, 소설의 철학적인 깊이는 역시 책에서 더 강하게 느껴져요. 그래서인지 영화평은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편이긴합니다.
특히 리사 역의 히로세 스즈가 보여준 ‘차가운 순수함’은 원작의 리사와 잘 어울렸어요.
영화를 보고 다시 소설을 읽으면, 인물의 내면이 훨씬 입체적으로 느껴집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해요

 

  • 단순한 추리보다 사건의 철학적 의미를 생각하게 되는 작품을 좋아하는 분
  • 과학, 운명,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주제에 흥미가 있는 분
  • 악의, 백야행, 신참자처럼 인간 내면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
  • 논리적인 이야기 속에서 감정의 울림을 느끼고 싶은 분

이 작품은 미스터리와 철학, 감정이 완벽히 조화를 이룬 소설이에요.
읽는 동안 머리로는 계산하고, 마음으로는 고민하게 만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중에서도 가장 사색적인 분위기를 가진 소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인간은 정말 ‘라플라스의 악마’가 될 수 있을까

라플라스의 마녀는 단순히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그보다는 ‘인간이 어디까지 신의 영역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이에요.
모든 것을 예측하려는 과학의 세계, 그리고 그 예측을 넘어서는 인간의 감정.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 경계선에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과학이 아니라 ‘인간’을 다룬 이야기예요.
그리고 그 점이 바로, 라플라스의 마녀가 단순한 추리소설을 넘어선 이유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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