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읽는 순서 정리

일본 추리소설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는 방대한 작품 수와 다양한 장르로 유명하다. 추리, 사회파 미스터리, 휴머니즘, 과학 수사까지 그의 작품 세계는 매우 넓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어떤 순서로 읽어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글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작과 시리즈물을 중심으로, 독자 유형별로 읽기 좋은 순서를 정리한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에 입문한다면

 

히가시노 게이고는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고,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며, 감동과 서스펜스를 동시에 전달하는 작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 작품으로는 ‘트릭 중심’보다는 ‘이야기 중심’의 소설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입문자에게 추천되는 대표 작품은 다음과 같다.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따뜻한 감동과 미스터리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과거와 현재가 편지를 통해 이어지며, 인연과 구원의 의미를 되돌아보게 한다.
• 비밀 : 한 가족의 비극적인 사고 이후, 영혼이 바뀌는 설정을 통해 인간관계와 사랑의 본질을 탐구한다. 반전과 여운이 동시에 남는다.
• 용의자 X의 헌신 : 천재 수학자와 형사, 그리고 한 살인사건을 중심으로 한 치밀한 논리 추리가 돋보인다. 히가시노 게이고 특유의 인간적 비극이 녹아 있는 수작이다.
• 백야행 : 어린 시절의 사건을 계기로 어둠 속에서 살아가는 두 남녀의 비극적인 삶을 그린 대작이다. 인물 중심의 심리 미스터리로 완성도가 높다.

 

이 네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각각의 작품은 장르적 재미와 감정적 깊이를 모두 갖추고 있어, 작가의 스타일을 이해하기에 적합하다.

 

 

가가형사 시리즈 읽는 순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대표 시리즈 중 하나는 ‘가가형사 시리즈’이다. 이 시리즈는 형사 가가 교이치로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인간이 왜 그런 선택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춘다. 단순한 범죄 수사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파헤치는 미스터리로 평가받는다.

가가형사 시리즈의 추천 읽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가가형사 시리즈

 

1. 졸업 – 대학 시절의 사건을 다루며 가가형사의 청년기를 보여준다.
2. 잠자는 숲 – 히가시노 게이고의 헌신적 사랑, 그 정점에 선 로맨틱 미스터리.
3. 악의 – 창작의 본질과 ‘악’의 근원을 탐구한 수작으로, 시리즈의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4.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 순수 추리의 정점을 추구한 궁극의 본격 미스터리.
5. 내가 그를 죽였다 – 작품 곳곳의 단서를 찾아내 냉철한 추리를 즐길 수 있.
6. 거짓말 딱 한개만 더 – 5개의 단편을 엮어놓은 단편집이다.
7. 붉은 손가락 – 범인은 초반에 밝혀지고, 독자는 범인을 아는 상태에서 가가 형사의 추리를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8. 신참자 – 도쿄 닌교초를 배경으로, 매 에피소드마다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내는 따뜻한 시선이 인상적이다.
9. 기린의 날개 – 감정선이 더욱 깊어지고, 사회적 이슈까지 다룬다.
10. 기도의 막이 내릴 때 – 가가형사의 과거가 밝혀지고, 인간적인 면모가 완성되는 작품이다.
11.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 – 전작으로 끝난 줄 알았던 시리즈가 가가의 화려한 컴백으로 다시 시작된다. 추리소설의 정석.

이 시리즈는 순서대로 읽으면 캐릭터의 성장과 변화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신참자’나 ‘악의’부터 읽어도 이해에 어려움은 없다.

 

 

갈릴레오 시리즈 읽는 순서

 

과학 수사를 주제로 한 ‘갈릴레오 시리즈’는 천재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탐정 갈릴레오)가 등장하는 연작이다. 논리적 사고와 과학적 트릭을 중심으로 한 본격 추리물이지만, 사건 이면의 인간적 사연도 빼놓지 않는다.

읽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갈릴레오 시리즈

 

1. 탐정 갈릴레오 : 유가와 교수의 갈릴레오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과학 미스터리 소설
2. 예지몽 : 단편으로 이루어져있지만 유가와 교수의 추리가 이어지면서 장편같은 느낌도 있다.
3. 용의자 X의 헌신 : 수학자와 형사의  치밀하고 긴장감 넘치는 논리 추리.
4. 성녀의구제 : 왜곡된 사랑이 부른 슬픈 복수극
5. 갈릴레오의 고뇌 : 과학과 초자연적 현상을 이용한 범죄를 추적하는 스릴러 추리소설이다.
6. 한여름의 방정식 : 결말을 예측하기 어려운 반전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
7. 허상의 어릿광대 : 7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는 불가사의한 사건에 도전한다.
8. 금단의 마술 : 초자연적 현상이나 불가해한 상황과 얽힌 사건을 을 형사가 천재물리학자의 도움으로 풀어나가는 미스터리 연작.
9. 침묵의 퍼레이드 : 탐정 갈릴레오의 재시동이라는 기대와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화제작.

‘용의자 X의 헌신’은 이 시리즈의 정점이라 할 수 있다. 앞선 단편집을 통해 유카와 교수의 캐릭터를 알고 나서 읽으면, 감정의 깊이가 더욱 크게 다가온다.

 

 

사회파 미스터리로 확장한다면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매력은 사회적 문제를 예리하게 포착하는 능력이다.
그는 범죄를 단순한 사건으로 보지 않고, 사회 구조와 인간의 내면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끌어올린다.

사회파 미스터리를 좋아한다면 다음 작품들을 추천한다.

히가시노게이고의 사회파 미스터리

 

• 숙명 : 인간의 운명과 선택의 비극을 다룬다.
• 악의 : 인간의 마음 속 어두운 이면을 파헤치는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 중 걸작.
• 라플라스의 마녀 : 과학 기술과 윤리의 경계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다.
• 플래티나 데이터 : 유전자 정보 사회의 위험성을 다룬 근미래 스릴러이다.
• 변신 : 뇌 이식이라는 설정을 통해 정체성과 인간성의 문제를 묻는다.

이들 작품은 ‘사건의 흥미’보다 ‘질문을 던지는 미스터리’에 가깝다. 읽고 나면 긴 여운이 남는다.

 

 

영화화된 대표작으로 확장하기

 

히가시노게이고 영화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영화화된 경우가 많다.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리메이크되었다.
‘용의자 X의 헌신’, ‘비밀’, ‘백야행’, ‘질풍론도’, ‘라플라스의 마녀’, ‘방황하는 칼날’ 등은 모두 영상화된 대표작이다.

특히 질풍론도는 눈 덮인 설원을 배경으로 한 스릴러로, 소설보다 코믹한 요소가 가미되어 대중적인 재미를 더했다.
이처럼 영화판과 원작의 차이를 비교하며 읽는 것도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이다.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추천 읽기 루트

히가시노게이고의 대표작

 

작가의 대표작과 시리즈를 자연스럽게 연결해서 읽는다면 다음 순서를 추천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비밀 → 용의자 X의 헌신 → 신참자 → 악의 → 백야행 → 라플라스의 마녀 → 숙명 → 질풍론도

 

이 순서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인간 중심 미스터리에서 사회파 미스터리로 확장되는 과정을 따라가는 구성이며, 그의 작품 세계를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순서대로 읽는 것은 단순한 독서가 아니라, 작가의 사상과 변화를 따라가는 여정이다.
초기작에서는 인간의 감정과 윤리를 섬세하게 다루고, 이후에는 사회 구조와 과학의 문제로 시선을 확장해 나간다.
한 권 한 권 읽을 때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마음에 남는다.

필자는 향후 이 시리즈를 바탕으로 ‘가가형사 시리즈 인물 분석’, ‘히가시노 게이고 작품 속 트릭과 반전 해설’, ‘영화화된 작품 비교 분석’ 등의 글도 함께 다룰 예정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은 독자라면 앞으로의 포스팅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