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원을 무대로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시리즈는 스키·스노보드 문화의 활기를 그대로 호흡하면서도, 특유의 속도감과 치밀한 단서 배치를 한 권 한 권에 꽉 눌러 담아요. 공통된 무대(스키 리조트/겔렌데), 추위와 시간 압박, 군중 속 익명성, 하얀 눈으로 덮여 사라지는 발자국과 증거 같은 환경적 제약이 긴장감을 끝까지 끌고 가죠. 네 권을 연달아 읽으면 같은 설원을 전혀 다른 장르 톤으로 변주해낸 작가의 리듬이 느껴져요.‘백은의 잭’은 협박범과의 치킨 레이스를 그린 본격 서스펜스,‘화이트 러시’는 바이오스릴러의 외피와 보물찾기식 수색전,‘눈보라 체이스’는 누명 벗기 추격극,‘연애의 행방’은 사랑과 오해가 폭설처럼 쌓였다 녹아내리는 로맨틱 코미디에 가까워요.“한 시즌에 30일을 설산에서 보낼 정도로 스노보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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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11. 10. 14:33